영양제 코너에서 비타민B 제품을 집어 들면 성분표에 숫자가 빼곡합니다. 어떤 제품은 권장량의 몇 십 배가 들어 있다고 크게 적어 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이 들어 있는 것이 곧 나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고르면 되는지 근거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비타민B는 하나가 아니라 여덟 가지입니다
비타민B군은 서로 다른 여덟 가지 수용성 비타민을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하는 일이 조금씩 다르고, 부족해지기 쉬운 상황도 각각 다릅니다.

결핍이 흔한 집단은 정해져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비타민B군 섭취는 대체로 권장량 부근입니다. 다만 아래 경우는 다릅니다.
- 완전 채식 — 비타민B12는 동물성 식품에 주로 들어 있어 보충이 필요합니다.
- 고령 — 위산 분비가 줄면 음식 속 B12의 흡수율이 떨어집니다.
- 임신 준비·임신 초기 — 엽산은 임신 전부터 챙기도록 권고됩니다.
- 특정 약을 오래 복용 — 메트포르민, 위산억제제(PPI)는 B12 수치를 낮출 수 있습니다.
- 잦은 음주 — 티아민(B1) 흡수와 이용이 떨어집니다.
엽산은 임신 전부터 임신 초기까지 충분히 섭취하도록 권고된다.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2020)
고함량이 항상 더 나은 것은 아닙니다
수용성이라 남으면 빠져나간다고들 하지만, 상한섭취량이 정해진 것도 있습니다. 비타민B6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성인 상한섭취량이 100mg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고용량을 오래 복용하면 손발 저림 같은 말초신경 증상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1 나이아신(B3)은 고용량에서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반응이 흔합니다.
정리하면 — 권장량의 몇 배인지를 보는 대신, ① 내가 위에서 말한 집단에 해당하는지 ② 그 성분이 상한이 있는 것인지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것
메틸코발라민이 시아노코발라민보다 좋은가요?
둘 다 체내에서 활성형으로 전환돼 쓰입니다. 일반적인 보충 목적에서 어느 한쪽이 뚜렷하게 낫다고 볼 만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흡수·유지 특성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가 있으나 결론이 갈립니다.
소변이 노래지면 흡수가 안 된 건가요?
리보플라빈(B2)의 색 때문입니다. 남은 만큼 배출되는 것이라 이상 반응은 아닙니다. 다만 그만큼 필요보다 많이 들어왔다는 뜻이기는 합니다.
피로에 효과가 있나요?
비타민B군은 에너지 대사에 관여합니다. 다만 결핍이 없는 사람에게 보충이 피로를 줄인다는 근거는 일관되지 않습니다. 피로가 이어진다면 다른 원인을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영양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을 복용 중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참고
-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2020 — 비타민B6 상한섭취량 및 과잉 섭취 시 신경병증 관련 기술
-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영양소 섭취 현황
